[앵커]
시간이 지나면서 화물연대 파업의 대오도 흔들리는 모양새입니다.
경제산업부 안건우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민노총도 화물연대의 대오가 흐트러지고 있는 게 느껴지나 봐요. 이번엔 건설노조가 나섰네요. 이번엔 현장에서 타설작업을 멈추라 공지했다고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늘 SNS에서 민노총 부산 울산 경남 건설노조의 공지사항을 입수했다면서 밝힌 내용인데요.
업무개시명령으로 재개되어가는 건설현장을 다시 멈추기 위해 건설노조가 내일부터 타설 작업 중지를 압박하고 나섰다는 겁니다.
이런 지침은 약 이틀 전쯤 내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29일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 이후 일부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이 운송을 재개하는 등 이탈이 일어났죠.
차량을 멈춰세우는 것만으로 타격을 주지 못하니 레미콘 타설을 막는 방식을 택한 겁니다.
Q. 정부가 지난달 29일 내린 업무개시명령이 효과가 있었던 걸로 보이는데요. 화물차주들 생각이 궁금합니다.
저희가 운송을 희망하는 화물차주와 통화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운송 희망' 화물차주]
"저도 아는 운송사도 있고 차주분들이랑 대화를 해보면 가장 큰 걱정은 이번 시기로 인해서 혹시나 거래처를 잃게 될까. 금액적인 부분을 신경 쓴다기보다 일단은 거래처를 잃는다는 것에 걱정을 많이 하고 계세요."
지금 운행하지 않으면 안 그래도 안 좋은 경기에 거래처까지 잃을 수밖에 없거든요.
Q. 원희룡 장관은 혹시 화물연대 방해로 운송재개를 못하는 화물차주가 있다면 언제든 제보해달라고 했잖아요.
이게 국토교통부에 제보된 사실확인서입니다.
"협박과 폭언으로 배차를 중단했다" "복귀할 텐데 안전보장이 중요하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복수의 국토부 관계자 말을 종합해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운송 거부에 동참하고 있지만 업무개시명령서만 받으면 어쩔 수 없는 척 복귀하겠다는 화물차주들도 있다"고 합니다.
Q. 실제로 노조들 사이에서도 이거 사실 '정치파업 아니냐' 이런 목소리가 나온다면서요?
말씀대로입니다.
사흘 전 서울교통공사가 파업을 철회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서울교통공사의 제3노조, 올바른 노조가 "정치파업을 하지 않겠다"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교통공사가 파업을 철회했고요.
그 다음날 파업카드를 만지작거렸던 철도노조도 파업을 철회하면서 화물연대가 노렸던 '겨울 투쟁 연대' 전략이 무산됐습니다.
Q.어쨌든 파업 이탈층이 서서히 복귀하는 움직임은 나타난다는 거죠. 확실히 체감될 만한 신호가 있습니까?
정부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게 물동량입니다.
정부가 매일 발표하는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에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컨테이터 국제 표준 단위가 TEU인데요.
우리가 흔히 보는 무역선 컨테이너 박스 1개와 같습니다.
전국 항만에서 반출입되는 컨테이너 개수가 파업 시작하니까 뚝 떨어졌다가 시멘트 업계 업무개시명령이 떨어진 이후 회복되는 게 보이죠.
특히 밤에 증가 추이가 두드러지는데요.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간밤에 반출입된 컨테이너가 1만 2천개로 일주일 만에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낮에는 화물연대 지도부 눈치를 보다가도 밤이 되면 문을 열고 운송을 허용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는 게 국토부의 분석입니다.
Q. 민노총이 오는 6일 총파업을 또 예고했잖아요.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합니다.
이번 주말 건설 현장이 쉬었기 때문에 더 큰 피해가 나타난 건 없지만 내일부터는 영향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미 콘크리트 타설을 못해서 피해를 입은 곳이 있죠.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건설하는 공공주택의 경우 전체 현장의 절반 정도가 차질을 빚었는데요.
LH는 입주 지연 같은 피해가 발생하면 손해배상청구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말한대로 불법 행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는 강경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